• HJ
    ActionMaskTech. Blog
Information
  • About
Blog
  • 전체
    18
  • AI
    4
  • Audio
    1
  • Project
    5
  • Tip
    8
  • Tag
  • Github
  • RSS
  • ©2026 ActionMask. All Rights Reserved.
  1. Home

산수이 2000X 수리 및 복원기

산수이 2000X 리시버를 수리하고 복원한 과정을 기록한 글입니다.
Audio
2026-10-22 23:12
46분

산수이 2000X 영입

많은 공학자 출신들이 그렇듯, 저는 오디오를 취미로 즐기는 사람입니다. 몇 년 전 매킨토시 MA9000과 포칼 소프라3를 세팅하여 메인 시스템으로 운용 중에 있고, 안방에 직접 만든 EL84 진공관 앰프와 풀레인지 유닛 스피커를 서브 시스템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빈티지 오디오에 대해서 예전부터 관심은 있었지만, 관리의 어려움과 좋은 상태의 물건을 만나기 어려운 이유로 쉽게 접근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와중, 종종 방문하던 오디오 커뮤니티 및 거래 사이트인 소리전자에서 상태가 꽤 좋아 보이는 산수이 2000X를 발견하게 되어 바로 연락을 취해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산수이 2000X는 1970년대에 생산된 리시버 앰프입니다. 당시 산수이는 일본을 대표하는 오디오 브랜드 중 하나로, 고품질의 앰프와 튜너를 제작하며 많은 오디오 매니아들에게 사랑받았습니다. 2000X는 2000A와 더불어 준수한 음질과 출력을 보여주는 모델로 알려져 있습니다.

외관 상태

처음 구매 당시 외관 상태 사진처음 구매 당시 외관 상태 사진

산수이 2000X 판매자의 말에 따르면, 해당 제품은 리스토어 작업이 한 번도 이루어진 적도 없고, 주인 1명이 오랜 기간 사용해 온 제품이라고 합니다. 나무 케이스도 오리지널이었고, 전면 패널도 꽤 깨끗한 편이었습니다. 비록 내부에는 많은 양의 먼지로 뒤덮여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후면의 경우 RCA 단자들은 상당히 산화가 진행되어 있어 조치가 필요해 보였고, 음질은 빈티지 오디오 특유의 따뜻하고 풍부한 소리를 들려주고 있었습니다. 다만, 오래된 상태여서 30분 이상 음악을 듣고 있으면 잡음이 들리기 시작하는 등 문제점들이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복원 결심

내부를 보기 위해 케이스를 열어보았습니다. 일단 눈에 보이는 먼지들을 청소하고, 부품들의 상태를 살펴보았습니다. 판매자의 말처럼 한 번도 수리나 복원 작업이 이루어진 흔적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기판에 엄청난 양의 플럭스가 묻어 있다는 것이었고, 일부 전해 콘덴서들은 부풀어 오른 상태였습니다. Audio Karma 등 자료를 찾아보니 해당 리시버에 장착된 트랜지스터가 시간에 따라 열화되어 잡음이 발생한다고 하며, 전해 콘덴서들의 경우 ELNA 제품으로 오랜 기간 꽤 잘 버텨준다고는 언급되어 있었습니다.

다만, 트랜지스터를 교체하는 김에 리캡 (전해 콘덴서 교체)도 함께 진행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습니다. 엔지니어로서 오래된 전자제품을 직접 손봐 새것처럼 만들어 보고 싶은 욕구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본격적인 복원 작업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플럭스가 굳어 있는 기판 후면플럭스가 굳어 있는 기판 후면

플럭스가 떡칠된 기판 확대플럭스가 떡칠된 기판 확대

오래된 접합부오래된 접합부

EQ 보드 (포노 앰프)부의 오래된 전해 콘덴서들EQ 보드 (포노 앰프)부의 오래된 전해 콘덴서들

복원 작업 시작

다행히 인터넷에서 서비스 매뉴얼과 회로도를 구할 수 있었습니다. 이를 참고하여 어디에 어떤 부품을 교체할지 플랜을 짜고, 디바이스마트와 DigiKey에서 콘덴서와 트랜지스터를 주문했습니다.

리서치에는 Oleg Vintage Audio의 산수이 2000X 복원기, Conrad Hoffman의 산수이 2000X 개조 등이 많은 도움이 되었고, 이를 참고하여 트랜지스터와 콘덴서 교체 계획을 세웠습니다.

이 제품은 EQ 보드, 톤 보드, 드라이버 보드에 2SC458LG 트랜지스터가 꽤 많이 사용되고 있는데, 이 트랜지스터가 노이즈 주범으로 필수 교체 항목으로 많이 거론되고 있었습니다. 많은 자료에서 2SC458LG 트랜지스터 대체품으로 OnSemi의 KSC1845FTA를 추천하여 해당 제품으로 교체하기로 했습니다.

콘덴서는 일반 전해 콘덴서 자리에는 삼영 콘덴서를, 커플링 콘덴서 자리에는 니치콘 오디오 그레이드 콘덴서나 필름 콘덴서를 사용하여 교체하기로 했습니다. 디바이스마트와 DigiKey에서 필요한 부품들을 주문하여 일주일 후 모든 필요 부품들이 도착했고, 본격적인 교체 작업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LCR T4를 이용한 부품 테스트LCR T4를 이용한 부품 테스트

트랜지스터의 경우 hFE값을 측정하여 좌/우 채널에 동일한 수치를 보여주는 것들을 페어하여 교체하는 게 중요합니다. 따라서 LCR T4를 이용하여 각 트랜지스터의 hFE값을 측정하고, 적절히 페어링하여 교체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콘덴서의 경우에도 용량과 ESR 값을 측정하여 규격에 맞는지 확인한 후 교체를 진행했습니다.

톤 보드 리캡톤 보드 리캡

우여곡절 끝 리스토어

모든 게 순조롭게 진행되었습니다. 트랜지스터 Emitter, Base, Collector 단자 연결 상태를 두 번 이상 꼼꼼하게 확인하고, 콘덴서 극성도 여러 번 확인하면서 조립 및 납땜을 마쳤습니다. 조심스럽게 전원을 인가했고, 타는 냄새나 연기가 나지 않았습니다. 다이얼에는 불이 잘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서비스 매뉴얼에 나온 대로 드라이버 보드의 출력단 중점 전압을 잡아 주는 가변저항을 통해 정확하게 조정했고, 아이들 전류도 드라이버 보드의 조정용 가변저항을 통해 정확하게 맞췄습니다. 그러나 AUX에 1kHz 신호를 넣고 헤드폰을 연결하여 들어보니 우측 채널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여러 가지 보드를 건드렸기 때문에 어디서부터 추적을 해야 할지 난감한 상황이었습니다. 몇 시간에 걸친 추적 끝에 톤 보드에 연결된 여러 하네스가 보드를 뒤집는 과정에서 끊어졌던 것을 발견했습니다. 너무 오래된 하네스 접점부들이 매우 약한 상태로 보드와 납땜이 되어 있어 약간의 충격에 의해서도 쉽게 끊어지는 상태였습니다.

인터넷에서 이 제품의 내부 하네스들이 보드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확인한 후에 조심스럽게 끊어진 하네스를 다시 연결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다시 전원을 인가하고 소리를 들어보니 여전히 우측 채널에서 소리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너무 오랜 기간 작업을 한 터라 일단 제품을 닫고 다음 날 다시 문제를 추적하기로 했습니다.

맑은 정신으로 오전부터 EQ 보드, 톤 보드, 드라이버 보드를 하나씩 추적한 결과 일단 드라이버 보드에서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노안으로 인해 근거리 초점 잡기가 너무 어려워 돋보기와 카메라를 이용해 기판 납땜 상태를 하나하나 살펴봤고, 멀티미터를 통해 각종 납땜 부위의 연결 상태들을 확인해 갔습니다.

결국, 톤 보드에서 트랜지스터 리드 납땜 부위와 기판에서 연결되는 패드 일부가 오래된 납과 산화로 인해 접촉 불량 상태임을 발견했습니다. 해당 부위를 재납땜하고 다시 전원을 인가하니 우측 채널에서도 정상적으로 소리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우측 채널에서 발생하는 잡음이었습니다. AC 험 같이 규칙적인 노이즈가 아니었고, 불규칙적으로 발생하는 지지직거리는 노이즈였습니다.

멀티미터를 가지고 스피커 단자와 드라이버 보드부터 시작하여 신호를 추적해 나갔는데, 결국 범인은 EQ 보드에서 교체한 트랜지스터의 접점 불량으로 판단되었습니다. 산수이 2000X의 경우 유독 EQ 보드의 납땜 상태가 매우 불량한 것으로 보입니다. 인터넷에 올라온 EQ 보드 사진들을 보면 이 보드의 납땜이 매우 불량하게 처리되어 있어 전부 재납땜을 한 사례들이 해외 유저들 사이에서 많이 보였습니다.

재납땜을 통해 안정적으로 우측 채널 쪽 트랜지스터를 잘 연결하게 되었고, 잡음이 없는 정상적인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로써 성공적인 첫 산수이 2000X의 리스토어 작업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번외: 출력단 중점 전압 및 바이어스 전류 조정 방법

Caution
빈티지 리시버 내부에는 상용 전원(AC)이 그대로 들어오고, 전원 콘덴서에는 전원을 끈 뒤에도 수십 V의 DC 전압이 한동안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전원을 인가한 상태에서 측정할 때는 한 손으로만 작업하고, 부품을 만지기 전에는 반드시 전원 콘덴서가 방전되었는지 멀티미터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작업 기록이며, 따라 하실 경우 감전이나 기기 손상에 대한 책임은 작업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산수이 2000X 서비스 매뉴얼에 따르면 바이어스 전류 조정은 멀티미터만으로 진행할 수 있지만, 출력단 중점 전압 조정은 오실로스코프와 신호 발생기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오실로스코프가 없이도 멀티미터만으로 출력단 중점 전압을 정확하게 조정할 수 있습니다. 서비스 매뉴얼에서는 바이어스 전류 조정이 먼저 언급되고 출력단 중점 전압 조정을 그다음에 설명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반드시 출력단 중점 전압 조정을 먼저 수행한 후에 바이어스 전류 조정을 해야 합니다.

먼저 셀렉터를 AUX로 맞추고 AUX 단자에는 아무것도 연결하지 않습니다. 볼륨은 0으로 맞춰두고 다음 조정 작업들을 진행합니다. 출력단 중점 전압 조정은 우선 메인 전원 콘덴서 C003의 DC 전압을 멀티미터로 측정하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멀티미터를 DC 전압 모드로 두고 검은색 프로브는 섀시 접지에, 빨간색 프로브는 C003의 + 단자에 대어 측정합니다. 저의 경우 67V가 측정되었습니다. 그다음에는 리시버 후면에 출력석 4개가 장착되어 있는데 양 끝단 출력석에 연결된 저항 각각 좌 R841, 우 R844의 DC 전압을 측정해야 합니다. 이때도 검은색 프로브는 섀시 접지에 둔 채, 빨간색 프로브를 저항의 출력석 쪽 단자에 대어 접지 기준 전압을 측정합니다.

드라이버 보드의 전압 조정 포텐셔미터 좌 VR801, 우 VR803를 이용하여 양 끝단 출력석에 연결된 저항의 DC 전압을 메인 DC 전압의 1/2 값이 되도록 조정하면 됩니다. 저의 경우에는 33.5V가 되도록 좌우 양쪽을 조정했습니다.

이다음으로 바이어스 전류를 조정합니다. 이 절차는 서비스 매뉴얼에 따라 진행하면 됩니다. 다만, 서비스 매뉴얼과 달리 퓨즈 F801, F802를 모두 제거한 상태에서 좌/우의 전류를 측정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트랜지스터 열결합에 의해 Vbe 멀티플라이어가 영향을 받으며 전류가 다소 변동되기 때문에 전원 인가 후 열이 어느 정도 받도록 기다려 주는 게 좋습니다.

서비스 매뉴얼에 따라 25°C 정도 온도에서 전류를 15mA가 되도록 조정합니다. 이 바이어스 전류 조정은 다시 출력단 중점 전압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위 두 절차를 반복적으로 여러 번 수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조정용 가변저항을 새 부품으로 교체한 경우에는 첫 전원 인가 전에 반드시 초기 위치를 세팅해 두어야 합니다. 새 가변저항은 어느 위치에 있을지 알 수 없어서, 그대로 전원을 넣으면 바이어스 전류가 과도하게 흘러 출력석이 손상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1. 바이어스 조정용 가변저항은 장착 전에 회로도를 참고하여 바이어스 전류가 최소가 되는 쪽 끝으로 돌려 둡니다. 방향이 헷갈리면 멀티미터로 단자 간 저항을 재서 확인합니다.
  2. 출력단 중점 전압 조정용 가변저항은 기존 부품을 떼어 내기 전에 측정해 둔 저항값과 비슷하게 맞춰 둡니다.
  3. 딤벌브 테스터기를 연결한 상태로 전원을 인가하여 전구가 계속 밝게 켜져 있지 않은지, 이상 발열이 없는지 확인합니다.
  4. 출력단 중점 전압을 먼저 메인 DC 전압의 1/2 근처로 맞춘 뒤, 바이어스 전류를 최소에서부터 조금씩 올려 가며 목표값 근처까지 맞춥니다.
  5. 딤벌브 테스터기를 해제하고 직접 전원을 인가한 뒤, 열이 안정되면 위 절차대로 출력단 중점 전압과 바이어스 전류를 최종 조정합니다. 딤벌브를 연결한 상태에서는 전원 전압이 낮아질 수 있으므로 최종 조정은 반드시 딤벌브를 해제한 상태에서 합니다.

청소와 보강 작업 중 찾아온 시련

며칠 동안 음악을 잘 들으면서 빈티지 리시버의 따뜻한 음색과 묵직한 저음을 즐기고 있었는데, 이상하게 우측 채널 쪽의 저음이 유독 약하게 들리게 되었습니다. 다시 산수이 2000X 내부를 들여다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접점 부활제로 매우 유명한 DeoxIT를 이용해 볼륨 포텐셔미터와 각종 스위치 접점을 청소하고, 내부 하네스의 접점들도 꼼꼼히 처리했습니다. 드라이버 보드의 접점들도 모두 청소하고, 재납땜이 필요한 부분은 재납땜을 진행했습니다. 또한, 바이어스 조정 포텐셔미터도 여러 번 청소를 반복했습니다.

이소프로필 알코올로 여러 보드의 후면에 남아 있는 플럭스 잔여물을 깨끗하게 닦아냈습니다. 보드에서 냉납이 의심되는 부위는 다시 재납땜을 진행했습니다. 이렇게 내부 청소 및 보강 작업을 완료하고 전원을 인가하여 바이어스 전류를 측정하던 중 멀티미터에서 전류값이 전혀 측정되지 않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멀티미터 내부의 전류 측정 퓨즈가 끊어져서 전류값이 전혀 측정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이때 알아차렸어야 했는데, 경험 부족으로 폭주 상태를 감지하지 못했습니다.)

동작 상태를 확인하려고 무리하게 퓨즈 F801, F802 자리를 우회 연결했는데, 곧 드라이버 보드와 메인 출력 커플링 콘덴서 주변에서 연기가 나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즉시 전원을 차단하고 드라이버 보드를 확인해 보니, 하단 우측 채널 쪽 100옴 저항 R836이 까맣게 타버린 상태였습니다.

멀티미터를 이용해 측정해 보니 우측 채널 쪽 출력석 두 개 모두 단락(쇼트)된 상태임을 발견했습니다. 즉, 우측 채널의 오리지널 출력석 2개가 모두 손상된 것이었습니다.

손상된 출력석손상된 출력석

문제 원인 추적 및 피해 상황 분석

출력석뿐만 아니라 여러 부품들이 손상된 것을 하나둘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이 산수이 2000X의 드라이버 보드는 좌/우 채널이 완벽하게 대칭 구조로 되어있습니다. 한쪽이 문제가 되어 교체하게 된다면 다른 한쪽도 동일 부품/소자로 교체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항은 타버린 저항을 제외한 나머지 저항 소자들은 모두 정상적으로 측정되었습니다. 가변저항들 VR801~VR804는 측정해 보니 접점 불량이나 내부 손상으로 인해 저항 값이 일정하지 않거나 매우 높은 값이 측정되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우측 채널의 트랜지스터 TR809, TR810은 LCR T4 테스터로 확인한 결과 Damaged로 판정되었고, 특이하게 좌측 채널의 트랜지스터 TR803도 손상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출력석에 붙어 있던 시멘트 저항 R844도 손상되어 수백 kΩ 수준의 저항 값이 측정되었습니다. 메인 출력 커플링 콘덴서들은 다행히 모두 정상적으로 측정되었습니다.

이렇게 피해 상황을 파악했고, 부품을 교체하더라도 회로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동일한 사고가 반복될 수 있기 때문에 왜 이러한 사고가 발생한 것인지 추적하기 시작했습니다.

원인은 한 번에 정확하게 밝혀내기는 어렵겠지만 여러 가지 추정 원인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먼저 드라이버 보드 소켓부의 접촉 불량을 의심했습니다. 3번 소켓부 핀의 텐션이 상당히 떨어져 있어 순간적으로 접촉이 끊어질 수 있는 상태였습니다. 이 소켓부를 이소프로필 알코올과 면봉을 이용해 구석구석 청소를 해주었습니다. 드라이버 보드의 전류 조정 및 전압 조정 가변저항 부품들의 노후화도 의심이 되었습니다. 1970년대에 제작된 제품이라 이 가변저항들의 내부 상태가 매우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었습니다. 다행히 Bourns 3386X 시리즈의 가변저항들이 핀 배열도 동일하여 완벽하게 교체가 가능함을 파악했습니다.

사고 수습 및 개선을 위한 부품 추가 주문

고장이 확인된 저항들과 트랜지스터는 쌍을 맞추어 부품을 선정했고, 가변저항들도 Bourns 3386X 시리즈로 선정했습니다. 이 제품에 사용된 각종 트랜지스터들은 현재 구하기가 어려운 단종 부품들이기 때문에 대체품을 찾아야 했습니다. 폭풍 검색을 통해 여러 트랜지스터들의 완벽한 대체품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TR804, TR809는 오리지널 부품이 2SC708 (NPN 트랜지스터)였고, 이를 2N3440으로, TR805, TR810은 오리지널 부품이 2SA537 (PNP 트랜지스터)였고, 이를 2N5416으로 대체하기로 결정했습니다. Vbe 멀티플라이어인 TR803, TR808은 오리지널 부품이 2SC281이었고, 이를 2N2222A로 대체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출력석은 최대한 오리지널 부품을 구해보려고 하다가 또 동일한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어서 현대 출력석으로 대체하기로 결정했고, 여러 후보군 중에 Audio Karma에서 많이 추천받았던 OnSemi의 MJ21194G를 선택했습니다. 측정치 기준 문제가 없었던 메인 콘덴서들도 모두 이번 기회에 교체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대형 전자부품 쇼핑몰인 Mouser에서 필요한 모든 부품들을 주문하고 기다리게 되었습니다.

추가 안전 장치

예전부터 안전한 전원 인가와 내부 소자 폭주 시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딤벌브 테스터기를 사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은 있었는데, 귀찮기도 하고 크게 문제가 없을 것 같아 딤벌브 테스터기 없이 이러한 리캡 작업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계기로 반드시 딤벌브 테스터기를 직접 만들어서 안전하게 빈티지 오디오 기기들의 전원을 인가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딤벌브 테스터기는 상용 전원과 기기 사이에 백열전구를 직렬로 연결하여, 기기에 흐를 수 있는 전류의 상한을 제한하는 장치입니다. 전원을 차단해 주는 장치는 아니지만, 기기 내부에 단락이나 폭주가 있으면 전압 대부분이 전구에 걸리면서 전구가 밝게 빛나고 기기로 흐르는 전류는 제한되어 손상을 줄일 수 있습니다. 정상적인 기기라면 전원 인가 직후 콘덴서가 충전되는 동안 잠깐 밝아졌다가 곧 희미해집니다.

직접 만든 딤벌브 테스터기직접 만든 딤벌브 테스터기

찜찜했던 다이얼 줄 교체

산수이 2000X를 처음 들였을 때부터 FM 수신은 완벽하게 동작했습니다. 하지만, 다이얼 줄이 너무 오래되어 텐션을 잃은 상태여서 다이얼이 헛도는 경우가 종종 있었고, 장력 스프링에서 가끔씩 듣기 싫은 소음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간혹 다이얼을 돌릴 때마다 줄이 미끄러지고 헛돌면서 다이얼이 돌지 않았습니다.

다이얼 줄의 상태를 면밀히 살펴보니, 우선 다이얼 줄의 장력을 조절하는 스프링에 줄의 시작과 끝이 잘못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 때문에 스프링이 자연스럽게 늘었다가 줄어드는 게 아니라 스프링이 꼬이면서 일정 수준 이상을 넘어가면 풀려나면서 소음이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잘못 연결된 다이얼 줄과 장력 스프링잘못 연결된 다이얼 줄과 장력 스프링

제대로 튜너를 즐기기 위해서는 이 오래되고 잘못 연결된 다이얼 줄을 반드시 교체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문제는 유튜브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초심자가 이 다이얼 줄을 절대로 건드리지도 말라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초심자는 아니라고 생각해서 직접 이 다이얼 줄을 교체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아날로그 빈티지 리시버나 튜너에 사용되었던 튜닝 다이얼 줄은 이제 생산되지 않습니다. Audio Karma 커뮤니티에서 여러 사람들이 대안으로 PE 합사 낚싯줄을 추천했습니다. 저는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적당히 두꺼운 PE 합사 낚싯줄을 구매했습니다.

산수이 2000X는 AM 바리콘과 FM 바리콘이 독립적으로 있고 다른 리시버들과 달리 두 개의 풀리를 동시에 감아줘야 하기 때문에 다이얼 줄 교체 작업이 다소 까다롭습니다. 서비스 매뉴얼에는 희미하지만 다이얼 줄의 시작과 끝이 어떻게 감겨야 하는지 그려져 있었습니다. 인터넷에서도 제대로 설명해 주는 곳이 없어서 이 그림을 바탕으로 최대한 정확하고 안전하게 장착될 수 있도록 진행을 해보았습니다.

먼저 구매한 낚싯줄을 넉넉한 길이로 잘라서 준비하고, 기존 줄을 모두 풀어냅니다. 그리고 두 바리콘을 모두 끝 쪽으로 돌려 동일하게 맞춰줍니다. FM 바리콘 풀리에서 시작해서 이 풀리로 다시 들어와야 하는데, 장력 스프링에 낚싯줄을 여러 번 매듭을 묶어서 걸어주고 시작합니다.

서비스 매뉴얼대로 줄을 감고 다이얼 쪽에 3바퀴를 감아 돌아와서 AM 바리콘 풀리 쪽으로 와서 한 바퀴만 감고 다시 FM 바리콘 풀리로 갑니다. 그리고 한 바퀴 반 정도 감아서 풀리 안쪽 또 다른 장력 스프링에 감아 줍니다. 다이얼 줄의 텐션이 적당히 유지되도록 길이를 잘 맞춰야 합니다. 저의 경우에는 AM 풀리에 줄을 감아 놓고 풀리를 풀어서 느슨하게 만든 후, 적당한 길이로 마지막 장력 스프링에 매듭을 묶었습니다. 그리고 스프링을 FM 풀리에 걸어준 다음에 다시 AM 풀리를 원래 자리로 당겨서 줄이 꽤 팽팽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다이얼 줄 교체 후 장력 스프링다이얼 줄 교체 후 장력 스프링

다이얼 줄 교체 후 줄 상태다이얼 줄 교체 후 줄 상태

다이얼에 감긴 줄의 상태다이얼에 감긴 줄의 상태

이렇게 줄을 새로 감게 되면 다이얼 포인터가 정확하게 위치를 잡고 있지 않기 때문에 복원 후 잘 잡히는 FM 채널에 맞춰 포인터를 조정해 주면 됩니다. 저는 복원/수리 후 조정을 위해 포인터에서 줄을 잡아주는 클립부를 살짝 벌려 놓았습니다.

부품 도착과 수리 시작

Mouser에서 주문한 후 약 일주일 만에 모든 부품이 도착했습니다.

도착한 부품들도착한 부품들

우선 가장 중요하고 부품이 가장 많이 고장 난 드라이버 보드부터 손을 봤습니다. 손상되거나 문제가 될 만한 모든 부품들을 인두기와 납 흡입기를 이용해서 제거했습니다.

제거한 불량 및 기존 부품들제거한 불량 및 기존 부품들

새로 구입한 부품들을 테스터기를 이용해서 매칭시키고, 리드선을 다소 띄워서 장착해야 하는 소자들에는 리드선에 수축 튜브 처리를 해서 안전하게 장착했습니다.

주의해야 할 점은 열결합 트랜지스터는 기존 구리 방열판을 이용해서 꽉 밀착이 되도록 해야 하고 적절하게 서멀 그리스를 발라서 열이 잘 전달되도록 해줘야 합니다. 새 Vbe 멀티플라이어 트랜지스터가 원본 소자보다 작아서 방열판을 구부려 꽉 물리게 조정을 해주었습니다. 서멀 그리스도 넉넉하게 발라두었습니다.

새 부품들이 깔끔하게 장착된 드라이버 보드새 부품들이 깔끔하게 장착된 드라이버 보드

여러 오디오 수리 블로그나 커뮤니티에서 언급되었던 것처럼 보통 Vbe 멀티플라이어 트랜지스터의 컬렉터와 이미터 사이(양단)에 콘덴서가 장착되는데 이 리시버에는 해당 콘덴서가 설계에서 빠져 있어서, 22uF 콘덴서를 추가로 보드 후면을 통해 장착했습니다.

또한, EQ 보드에서 기존에 리캡 작업을 했지만, 추가적으로 커플링 콘덴서 자리를 찾아서 WIMA 필름 콘덴서로 교체해 주었습니다. 다만, 자리가 협소해서 보드 뒷면을 통해서 일부 콘덴서를 장착해주었습니다.

WIMA 콘덴서로 교체한 EQ 보드WIMA 콘덴서로 교체한 EQ 보드

EQ 보드 후면에 WIMA 콘덴서 장착EQ 보드 후면에 WIMA 콘덴서 장착

메인 콘덴서들 교체

산수이 2000X에는 큰 콘덴서가 3개 있습니다. 메인 전원(평활) 콘덴서 C003과 출력 커플링 콘덴서 C821, C822입니다. 그리고 비교적 큰 보조 평활 콘덴서 C004가 1개 있습니다.

기존 메인 콘덴서들기존 메인 콘덴서들

제거한 메인 콘덴서들제거한 메인 콘덴서들

C821, C822는 출력 커플링 콘덴서로 직접적인 음질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용량을 살짝 높여서 기존 2200uF에서 3300uF로 교체했습니다. 메인 전원 콘덴서 C003도 마찬가지로 동일한 콘덴서로 교체하여 리플 전류를 안정화시켰습니다.

이 큰 콘덴서들은 니치콘 3300uF 100V 제품으로 골랐습니다.

교체할 메인 콘덴서 측정교체할 메인 콘덴서 측정

새로 장착한 출력 커플링 콘덴서들새로 장착한 출력 커플링 콘덴서들

출력 커플링 콘덴서의 경우 기존 2200uF 용량에서 3300uF로 증설하는 것이라 저음의 양감이 다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새로 장착한 전원 콘덴서새로 장착한 전원 콘덴서

출력석 쪽의 시멘트 저항들도 교체하는 김에 기존 2W에서 10W로 교체해 주었습니다. 다만, 덩치가 너무 커서 4개 전부 교체는 못하고 고장 난 R844를 포함한 양 끝 2개(R841, R844)만 교체했습니다.

교체된 시멘트 저항교체된 시멘트 저항

위에서 본 새로 장착한 출력 커플링 콘덴서들위에서 본 새로 장착한 출력 커플링 콘덴서들

1000uF 보조 평활 콘덴서 C004도 2200uF 루비콘 콘덴서로 교체해 주었습니다.

교체한 평활 콘덴서교체한 평활 콘덴서

출력석 교체

이 제품은 특이하게 출력석이 NPN/PNP 상보쌍 트랜지스터가 아닌 전부 NPN 트랜지스터로 구성된 준상보(quasi-complementary) 구조입니다. 4개 모두 동일한 OnSemi MJ21194G로 교체해 주었습니다. 기존의 출력석을 탈거해서 다시 측정해 보니 좌측 채널 2개는 모두 수치도 정상이고 좋아서 별도로 보관해 두기로 했습니다.

오리지널 출력석들오리지널 출력석들

기존 마이카를 재활용하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아서 현대식 실리콘 절연 패드로 교체하기로 했습니다. 현대식 출력석을 사용하기 때문에 이것도 굳이 마이카와 서멀 그리스가 아닌 깔끔한 실리콘 패드로 작업하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습니다.

새로 장착된 출력석들새로 장착된 출력석들

정리 작업

전자기기에 안전한 이소프로필 알코올을 이용해서 다시 전체적으로 세척을 해주었습니다. 초반에 세척을 날림으로 한 뒤에 고장이 발생한 적이 있어서 이번에는 아주 조심스럽게 세척 작업을 해주었습니다.

복원된 전체 내부 모습복원된 전체 내부 모습

출력부 모습출력부 모습

모든 수리가 완료된 후, 딤벌브 테스터기에 산수이 2000X를 연결하여 전원을 인가했습니다. 백열전구가 잠깐 밝아졌다가 곧 희미해졌습니다. 기기에 과도한 전류가 흐르지 않는다는 의미였습니다. 모든 것이 정상이었습니다.

딤벌브 테스터기를 해제한 후, 직접 전원을 넣고 안정화되기를 기다렸습니다. 열이 안정화될 때까지 약간의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모든 부품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발열도 적절하게 분산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1kHz 신호도 좌우 편차 없이 정확하게 출력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모든 수리가 성공적으로 완료되었습니다.

이제 출력단 중점 전압 조정과 아이들 바이어스 전류 조정을 진행했습니다. 메인 DC 전압은 67.4V로 측정되어 반 값인 33.7V로 출력단 중점 전압을 조정했습니다. 아이들 전류도 집안 온도를 감안하여 16mA로 맞추었습니다. FM 신호도 모두 잡음 없이 정상적으로 수신되는 것을 확인했고, 음악도 깨끗하게 재생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음악 감상 및 마무리

이렇게 복원된 산수이 2000X는 빈티지의 매력을 그대로 간직하면서도 현대 소자를 활용하여 매우 투명하고 깔끔한 음질을 제공합니다. 그렇다고 빈티지만의 묵직한 저음이 사라진 것이 아닙니다. 저의 산수이 2000X는 현대식 투명한 음질과 더불어 빈티지 오디오만의 따뜻한 음색과 풍부한 저음을 내주는 기기로 환골탈태하였습니다.

복원 완료된 산수이 2000X 전면 모습복원 완료된 산수이 2000X 전면 모습

빈티지 오디오이지만 상당 부분 주요 소자들이 변경되어 4시간가량 음악 감상을 하며 에이징을 해주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소자들이 자리를 잡으면서 음질도 점점 안정되고 더욱 자연스러운 소리를 내주었습니다.

완벽하게 수신되는 FM 신호완벽하게 수신되는 FM 신호

빈티지 리시버의 가장 큰 장점은 튜너가 내장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소스기기로 튜너를 자주 이용합니다. 기술적으로 현대 스트리밍보다 음질이 떨어진다고 할 수 있지만, 튜너만의 매력과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주는 즐거움은 대체할 수 없습니다. 산수이 2000X의 튜너 성능은 상상 이상으로 뛰어납니다. 제가 메인 기기에서 사용 중인 현대식 하이엔드 튜너인 매킨토시 MR87과는 또 다른 음색을 들려줍니다. 1970년대 제품이라고 믿을 수 없을 만큼 또렷한 음질과 따뜻한 음색. 이러한 매력 덕분에 튜너와 리시버를 찾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다양한 빈티지 오디오를 경험해 볼 생각입니다. 기회가 되면 복원작업도 기록하며 공유하고 싶습니다.

긴 글을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audio
hifi
sansui
2000x
restoration
repair
vintage
amp
receiver
In this article
  • 산수이 2000X 영입
  • 외관 상태
  • 복원 결심
  • 복원 작업 시작
  • 우여곡절 끝 리스토어
  • 번외: 출력단 중점 전압 및 바이어스 전류 조정 방법
  • 청소와 보강 작업 중 찾아온 시련
  • 문제 원인 추적 및 피해 상황 분석
  • 사고 수습 및 개선을 위한 부품 추가 주문
  • 추가 안전 장치
  • 찜찜했던 다이얼 줄 교체
  • 부품 도착과 수리 시작
  • 메인 콘덴서들 교체
  • 출력석 교체
  • 정리 작업
  • 음악 감상 및 마무리